이웃간의 정(情)을 잘 표현하는 한국 속담중의 하나로 “떨어져 있는 형제는 가까이 있는 이웃만 못하다”라는 말이 있다. 이 곳 호주에서도 가족과 떨어져 이민생활을 하고 있는 교민들에게는 참 마음에 와 닿는 말이지만, 점점 만연해지는 개인주의와 다민족 사회에서 소수민족으로서의 소외감 및 갈등으로 인해 이웃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혹은 원수가 되어 볼 때마다 인상을 찡그려지는 일들이 종종 있다.
이웃간의 분쟁이 생겨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오시는 분들은 이웃간의 감정의 골이 너무 깊어 대화로 해결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사실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변호사 혹은 적절한 전문가와 상의하여 원만한 해결을 모색하는 것이 비용이나 시간을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이웃간의 분쟁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부동산 소유권에 대한 분쟁’과 ‘향유권(right of quiet enjoyment) 침해로 인한 분쟁’을 다루어 보고자 한다.
부동산 소유권에 대한 분쟁 (Boundaries and Fences)
호주에서 부동산을 매매할 때 중요하게 확인하여야 할 것 중에 하나가 이웃간의 담 혹은 경계가 측량도에 맞게 세워져 있는가 하는 것이다. 호주에 지어진 집 중에 지형적인 요인이나 건축시 실수로 인해 담이 소유한 땅보다 넓게 혹은 좁게 세우지는 경우가 간혹 있다. 이러한 경우 이웃하고 있는 부동산의 주인과 경계에 대해서 확실히 정해 놓는 것이 분쟁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또한 소유한 땅에 대해 이웃의 무단/불법 점유가 발생했을 때, 상황에 따라서 다르지만 12년이 지나면 소유권이 넘어가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만약 소유한 땅에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면, ‘땅이 어디로 가겠나?’ 하는 마음으로 차일피일 해결을 미루지 말고 즉시 변호사와 상의하여 적절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이웃과 대화를 통해서 분쟁이 있는 땅의 경계에 대한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 Land and Property Information(LPI: 등기소)에 신청서를 제출하여 행정기관의 판정을 통해 합의를 하는 방법이 있다. 이 때 행정기관의 판단에 대해 이의가 있을 경우 28일 이내에 법원에 항소가 가능하다. 이 모든 일련의 과정 속에서 이웃간의 분쟁을 최소화하고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 방법은 문제의 초기 시점부터 변호사 혹은 전문 중재인을 통해서 분쟁 해소를 진행해 나가는 것이다.
향유권 침해 (Quiet Enjoyment)
이웃간의 다툼이 일어나는 가장 큰 원인은 ‘내가 사는 곳에서 편안하고 아늑하게 쉴 수 있는 권리를 빼앗겼을 때’가 아닌가 싶다. 연기나 냄새, 소음공해로 인해 대화를 시도해도 말이 통하지 않거나 오히려 화를 내며 왜 자기 권리를 침해하냐며 돌아서는 이웃을 만났을 때, 참으로 난감하고 가슴이 뛰어 잠이 오지 않던 경험을 하신 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이러한 이유로 이웃간의 분쟁이 발생했을 시, 일단 진정하고 감정적인 대처를 피하기를 조언한다. 될 수 있으면 대화를 통해 해결하도록 하고, 대화로 해결이 불가능할 경우 변호사를 통해 화의를 진행하는 것이 문제해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침해의 수준이 심각하고 즉각적으로 해결이 필요한 경우에는 경찰에 신고하고, 보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불만에 대해서는 해당 관청 (Council:시청)에 민원을 제기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만약 침해의 수준이 큰 손해를 끼치고 또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여 피해액이 실제적으로 산출되어 보상이 필요한 경우에는 법원을 통하여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
이웃간의 분쟁 속에서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것은 소송은 최후의 보루로 생각하고 여러가지 합리적인 대화와 화의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다. 감정에 앞서 소송을 진행했을 경우, 소송 전 분쟁 해소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고 소송기간이 길어짐으로 인해 비용이나 시간적인 손실이 실제 피해액을 웃돌게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웃간의 분쟁은 사소한 일이 점점 불어나 큰 사건으로 번지는 일이 많이 있다. 사건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변호사 혹은 전문 중재인을 통해 법률 자문을 받고 올바른 방법을 통해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 지혜로운 대처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