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빚 준 상전이요 빚 쓴 종이라”는 속담이 있다. 빚진 사람은 빚 준 사람에게 종처럼 지내게 된다는 말이지만, 현실에서는 빚지고도 아무렇지 않게 베짱을 부리며 상환 날짜가 와도 감감 무소식인 채무자들을 접하게 된다.
특히 호주의 이민 사회에서는 같은 민족이고 이웃이라는 이유만으로 어떠한 법적 장치 없이 손쉽게 돈을 빌려주었다가 호되게 당한 경험을 가지신 분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차용증이라도 썼으면 모를까 채무 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아무것도 없을 때에는 법적인 절차로도 돈을 돌려받기가 힘들 때가 있다. 하지만 구두상일지라도 돈이 전해진 사실이 확실하고 쌍방간의 채무관계에 대한 이해가 존재할 경우, 다음의 적합한 절차에 따라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부채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1. 상환 청구서 (Letter of Demand)
가장 우선적으로 할 것은 채무자에게 일정 금액에 대한 상환 기일이 지났음을 알리는 편지를 쓰는 것이다. 이러한 편지는 특별한 형식이 필요없지만, 내용에 따라 상대방의 반응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하거나 복잡한 경우 변호사의 조언에 따라 적절한 사전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때 부채에 대한 정확한 문서나 상호간의 이해가 확실하지 않은 경우, 청구 초기 단계에서부터 금액, 상환기일 및 상환방법 등을 확고히 해야한다.
2. 채무승인서 (Acknowledgement of Debt / Loan Agreement)
채무자와 채권자가 합의하에 부채 금액과 상환 방법, 저당권 설정 등에 대해 동의하였을 경우, 이를 문서화시킬 필요가 있다. 채무승인서를 작성함으로써 상호간의 권리와 의무에 대해 명시함으로 분쟁의 소지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문제가 심각한 수준으로 불거지기 전에 해당 부채에 대한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고, 적절한 단계를 거쳐 부채상환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위와 같은 방법으로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을 예를 들어 설명하도록 하겠다.
예) A씨와 B씨는 서로 아는 사람을 통해 만난 사이다. 몇번의 만남을 통해 서로 사소한 부탁을 할 정도의 사이가 되었는데, A씨가 여러 차례에 걸쳐 사업상 혹은 개인적인 이유로 적게는 $100 많게는 $1,000 정도를 B씨로 부터 빌렸다. 시간이 지나자 액수는 $1,0000 정도가 되었고, 금액이 불어나자 B씨는 몇번이나 빌려준 돈을 갚아달라고 하였다. 하지만 A씨는 다음에 갚는다고 하며 감감 무소식이다.
이 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A씨와 만나 채무승인서(혹은 차용증)를 작성하여 채무관계를 문서상으로 증명할 수 있게끔 마련하고, 총 채무액 및 상환 기일에 대하여 논의하고 확정지을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채무승인서 작성을 거부하거나 만남을 피한다면, 상환청구를 촉구하는 편지(상환청구서: Letter of Demand)를 보내어 상대방에게 정확한 액수 및 상환 기일을 통보하여, 법원을 통해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간 및 비용 면에서 많은 이점이 있다. 또한 채권자가 상환을 요청했다는 기록을 남겨놓는 것이 나중에 법원을 통해 청구를 할 때 역시 유리하다.
3. 법원 소송 절차(Court Proceedings)
부채상환에 대한 법적 절차는 부채 금액에 따라 각 주의 지방법원(local Court), 고등법원(District Court), 대법원 (Supreme Court) 을 통한 소송으로 진행된다. 부채 금액을 정확하게 산출할 수 있는지에 따라 소송에 요구되는 양식이 틀리고 각 법원에 따라 절차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문제의 심각성에 따라 변호사의 조언을 받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지방법원(Local Court)을 통해 이루어는 부채 상환 소송에서, 그 청구금액의 한도액은 $100,000 (General Division) 이다. 하지만 일반 서민들이나 회사들이 신청하는 부채 상환 청구액이 $10,000 이하의 금액인 경우 소액 민사 소송(Small Claims Division)의 절차를 통하여 신청할 수 있다. 다음 컬럼에서는 이러한 소액 민사 소송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다.